뇌과학/일반

거짓말로 설명하는 뇌에 대한 실험

airoot 2024. 8. 8. 16:35

좌뇌와 우뇌의 역할

뇌량절단술은 간질환자의 전기전파를 줄이기 위해서 시행하는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을 자르는 수술로 현대에서 시행되는 수술입니다.

뇌량절단술 간질환자에 대한 실험은 주로 20세기 중반에 로저 스페리(Roger Sperry)와 그의 동료들에 의해 수행된 연구로 유명하다. 이 실험들은 뇌의 좌뇌와 우뇌가 서로 다른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밝히는 중요한 기여를 했다.

 

1. 실험 배경
간질환자의 경우, 뇌의 한쪽 반구에서 시작된 발작이 다른 반구로 전파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막기 위해 뇌량(corpus callosum)을 절단하는 수술을 시행하게 되었고, 이를 뇌량절단술(corpus callosotomy)이라고 한다. 뇌량은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신경섬유 다발로, 이를 절단하면 두 반구 사이의 정보 교환이 차단된다.

 

2. 스페리와 그의 동료들의 실험
스페리의 실험은 뇌량절단술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각 반구가 독립적으로 처리하는 기능을 연구하는 것이다.

  • 1) 시각 실험:
    환자에게 한쪽 시야에만 자극을 주는 실험을 했다. 예를 들어, 오른쪽 시야에만 이미지를 보여주면 이는 좌뇌에서 처리된다. 왼쪽 시야에 이미지를 보여주면 우뇌에서 처리된다.
    이 실험에서 환자는 오른쪽 시야에 보인 단어를 쉽게 읽을 수 있었지만, 왼쪽 시야에 보인 단어는 읽지 못했다. 이는 좌뇌가 언어 기능을 주로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 2) 촉각 실험:
    환자의 눈을 가리고 한쪽 손에 물건을 쥐게 한 후, 물건의 이름을 말하게 했다. 오른손(좌뇌에서 제어)을 사용하면 환자는 물건의 이름을 말할 수 있었지만, 왼손(우뇌에서 제어)을 사용하면 물건의 이름을 말하지 못했다. 그러나 왼손으로는 그 물건을 정확히 고를 수 있었습니다.
  • 3) 그림 그리기 실험:
    왼손으로 그린 그림이 오른손으로 그린 그림보다 더 정확하고 자세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는 우뇌가 공간적 인식을 더 잘 담당하기 때문이다.

3. 결론

이 실험들은 좌뇌와 우뇌가 각각 특정 기능을 담당하고 있으며, 뇌량이 절단되었을 때 각 반구가 독립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뇌 기능의 분화와 뇌의 가소성에 대한 이해를 크게 높이는 중요한 발견이다.
스페리와 그의 동료들의 연구는 1981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며 그 중요성이 인정받았습니다. 이 실험들은 신경과학, 심리학, 언어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뇌량절단 환자의 실험에서 거짓말로 답변하는 사례가 있는데 이는 뇌의 좌뇌와 우뇌가 각각 독립적으로 작동하면서 생기는 일종의 갈등 상황을 보여준다. 이런 상황은 한쪽 반구가 다른 반구와의 정보 교환이 단절된 상태에서 반응하는 경우가 있다.

 

4. 예시 사례

1) 개인적 취향의 차이:

뇌량절단 환자 A는 왼쪽 시야(우뇌)로 빨간색 옷을 보고 오른쪽 시야(좌뇌)로 파란색 옷을 보았다. 각각의 시야로 본 옷에 대해 환자에게 물었을 때, 환자는 오른쪽 시야에 보인 파란색 옷을 선택하였다.
그러나 나중에 왼손(우뇌에 의해 제어됨)으로 빨간색 옷을 가리켰다. 여기서 환자의 좌뇌는 빨간색 옷을 인식하지 못한 채, 파란색 옷을 선택했다고 말하는 거짓말을 한 셈입니다. 이 경우 좌뇌가 언어를 담당하여 "파란색 옷"을 선택했다고 대답한 것이다.

 

2) 언어와 비언어적 인식의 차이:

환자 B는 오른쪽 시야(좌뇌)로 "apple"이라는 단어를, 왼쪽 시야(우뇌)로 "ball"이라는 단어를 보았다. 연구자가 환자에게 무슨 단어를 보았는지 물었을 때, 환자는 "apple"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실제로 환자는 "ball"을 본 것도 알고 있었으며, 이는 환자가 손으로 물건을 고를 때 드러났다. 환자는 왼손으로 공을 집어들었다. 이 상황에서 좌뇌가 "apple"이라고 말한 것은 사실이 아닌 답변을 한 것이다.

 

3) 장면 실험

장면 실험에서 환자의 왼쪽 시야에는 눈보라의 이미지를, 오른쪽 시야에는 닭의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이 이미지와 관련된 사진을 고르라고 지시했을 때, 환자는 왼쪽 손으로 삽을, 오른쪽 손으로는 닭장의 사진을 골랐다. 이것은 왼쪽 시야와 왼쪽 손을 담당하는 우뇌가 ‘눈’을 보고 ‘삽’을 연상했기 때문이고, 오른쪽 시야와 오른쪽 손을 담당하는 좌뇌가 ‘닭’을 보고 ‘닭장’을 연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흥미로운 사실은 환자가 각 사진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시작된다. 환자는 자신이 왼손으로 ‘삽’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눈을 치워야 해서’가 아닌 ‘닭장을 치우려고’라는 설명을 하는 것이다! 왜 그런 것일까요? 바로 왼쪽 눈, 즉 우뇌가 한 일에 대해 좌뇌는 설명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좌뇌는 우뇌가 받아들인 ‘눈’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이 상황에 대한 그럴듯한 해석을 지어내 상황에 끼워 맞춘 것이다. 이러한 특성을 보이는 좌뇌를 the interpreter, 즉 ‘해석기’라고 부른다

 

이러한 사례들은 뇌량절단 환자들이 좌뇌와 우뇌의 독립적인 작동으로 인해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는 상황을 설명해준다. 좌뇌는 언어 기능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언어적으로 표현할 때는 좌뇌의 정보에 기반하여 답변하지만, 실제 행동이나 비언어적 반응에서는 우뇌의 정보가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환자들이 무의식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우리가 착시에서 보는 것과 마찮가지로 뇌는 필요하다면 여러가지 거짓을 만들어 낸다.
어쩌면 자유의지 실험에서와 같이 행동을 먼저하고 뇌는 그 행동에 대한 설명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하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좌뇌와 우뇌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대부분 거짓말이 아닌 그럴듯한 말을 잘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는 우리의 뇌와 ChatGPT와 유사성이 있지 않을까?

 

참고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aRiFY2Nm9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