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학습

인간의 뇌는 태어날 때 기본 언어 문법을 가지고 태어난다?

airoot 2024. 8. 9. 22:15

DNA는 뇌를 만들고 이때 뇌에는 기본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태어난 모든 뻐꾸기 세끼들이 둥지의 다른 알을 떨어 뜨리는 행동을 할 수 있는 정도의 구조를 가지고 있듯이 인간의 경우 언어에 대한 기본 문법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가설이 있다.

 

노엄 촘스키와 LAD

인간이 태어날 때 기본적인 언어 구조를 뇌에 가지고 있다는 가설은 "언어습득장치(Language Acquisition Device, LAD)" 이론과 "보편 문법(Universal Grammar)" 이론으로 대표된다. 이 가설들은 주로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Noam Chomsky)에 의해 발전되었다.

언어습득장치 (LAD) 이론

노엄 촘스키는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내재적인 능력, 즉 "언어습득장치"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장치는 특정한 언어를 배우기 위한 기계적 방법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어떤 언어라도 배울 수 있는 보편적 능력을 말한다. 아이들이 언어를 빠르고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것은 이 장치 덕분이라는 것이다.

보편 문법 (Universal Grammar) 이론

보편 문법 이론은 모든 인간이 공유하는 기본적인 언어 구조가 있다는 가설이다. 촘스키는 세계의 다양한 언어들이 서로 다르지만, 그 언어들의 근본적인 문법적 구조는 인간의 뇌에 내재된 보편적인 형태를 따른다고 주장했다. 이 보편 문법은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것이며, 다양한 언어 환경에서 태어난 아기들이 이 보편 문법을 기반으로 특정 언어를 습득한다고 설명한다.

주요 논점

  1. 빠른 언어 습득: 아이들은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복잡한 문법 규칙을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다. 이는 그들이 태어날 때부터 언어를 배우기 위한 기본 구조를 이미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2. 언어의 보편성: 전 세계의 다양한 언어들이 겉으로는 매우 다르게 보이지만, 그 깊은 구조에서는 유사한 점들이 많다. 이는 보편 문법이 존재한다는 증거로 여겨진다.
  3. 생물학적 기반: 이 이론은 인간의 뇌가 언어 습득에 특화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유전적 진화의 결과로 설명된다.

비판 및 대안 이론

물론 이 이론에 대한 비판도 존재한다. 일부 연구자들은 언어가 환경적 요인과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된다고 주장하며, 언어 습득이 전적으로 선천적이지 않다고 본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언어를 학습하는 과정이 인간의 일반적인 인지 능력에 기초한다고 설명한다.

결론적으로, 언어습득장치와 보편 문법 이론은 인간의 언어 습득 과정이 타고난 능력에 기반한다는 가설을 제시하며, 이는 언어학과 인지과학 분야에서 중요한 논의 주제가 되어 왔다.

 

이러한 보편 문법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아동의 언어 습득 과정에서 나타나는 보편적 패턴이다. 이 사례는 전 세계의 어린 아이들이 언어를 배우는 방식이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는 점에 주목한다. 

1. 발화 단계의 유사성

전 세계의 아이들은 언어를 습득할 때 매우 유사한 발달 단계를 거친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아이들은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친다:

  • 우는 소리 (Birth to 2 months): 태어나서 처음 몇 달 동안 아이들은 주로 울음소리로 의사소통한다.
  • 옹알이 (Babbling, 4 to 6 months): 이 단계에서 아이들은 자음과 모음을 조합해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놀라운 점은 이 옹알이 소리가 어떤 언어 환경에서 자라더라도 비슷하다는 것이다.
  • 단어 단계 (One-word stage, 12 to 18 months): 아이들은 단어 하나로 의미를 전달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엄마"나 "우유" 같은 단어를 사용한다.
  • 두 단어 문장 단계 (Two-word stage, 18 to 24 months): 아이들은 두 단어를 결합해 간단한 문장을 만든다. 예를 들어, "엄마 먹어", "강아지 가" 같은 형태이다.

이러한 단계는 아이가 어느 문화권에 속해 있든 매우 유사하게 나타나며, 이는 언어 습득이 보편적인 언어적 원리에 의해 지배된다는 증거로 간주된다.

2. 음운적 제약의 유사성

어린 아이들이 처음 말을 배울 때, 그들은 특정한 소리를 발음하기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아이들은 복잡한 자음군을 발음하는 것을 어려워하며, "train"을 "t'ain"으로 말하거나 "spoon"을 "poon"으로 말하는 식이다. 이러한 패턴은 전 세계적으로 일관되게 나타나며, 보편적인 언어적 제약이 존재한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3. 문법적 오류의 유사성

아동들이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문법적 오류들도 보편 문법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제시된다. 예를 들어, 아이들은 종종 규칙적인 동사 변화 규칙을 불규칙 동사에 적용하는 과잉 일반화를 보인다. 영어에서 "go"의 과거형이 "went"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종종 "goed"라고 말한다. 이와 같은 오류는 아이들이 보편적인 문법 규칙을 배우고 적용하려는 과정에서 나타나며, 이를 통해 보편 문법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4. 크레올 언어의 형성

크레올 언어의 형성 과정도 보편 문법을 설명하는 중요한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크레올 언어는 서로 다른 언어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 의사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혼합 언어인 피진(Pidgin) 언어에서 발전한 것이다. 피진은 문법이 거의 없고 단순한 구조를 가지지만, 이 언어를 배우는 아이들은 이를 보편적인 문법 규칙에 따라 확장하여 보다 복잡한 문법 체계를 가진 크레올 언어로 발전시킨다. 이 과정은 인간이 보편적인 문법 구조를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증거로 여겨진다.

이러한 사례들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언어 구조, 즉 보편 문법이 언어 습득 과정에 깊이 관여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